남들은 뭐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나란 인간은 진짜 복 받은 인간이다.
1984년 11월 이후 40년이란 세월 동안 누구처럼 흔하디흔한 공기업 감사 자리조차 얻어걸리지 못했지만, 그래도 철새처럼 당을 옮기지 않고 민주당 당원으로 살아온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묵묵히 남편을 지켜보면서 고생한 아내에게 고맙고, 남들처럼 좋은 옷이나 브랜드 가방을 사주지 못했어도 아빠로 인정해 주는 딸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사실 야당의 평당원 노릇을 하는 일이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혼자라면 알아서 잘 버티겠지만, 가정을 가진 가장이 정치판에 뛰어들어 평당원 노릇을 하는 일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정에 피해를 주는 법이다.
생활도 불안정하고 집사람에게 생활비조차 갖다주지 못하는, 말로만 남편이지 남편 노릇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처지 아닌가 말이다.
내가 민주당 당원으로 40년을 버틸 수 있었던 그 배경에는, 아내와 내 딸아이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래서 이 글을 쓰는 지금 순간에도, 아내와 딸아이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낀다.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내가 사랑하는 민주당이 예전의 민주당으로 돌아오길 바랄 뿐이다.
민주당이 보수·수구 정당에 우위를 차지할 유일한 방법이 도덕적인 우위를 점하는 것인데, 현 ‘이재명의 민주당’은 도덕적인 면에서 국민의힘과 도긴개긴인 처지 아닌가 말이다.
정치를 하겠다는 후배들에게 항상 해주던 말이 있다.
‘선거는 쇼이지만, 정치는 진정성이다!’
나는 내가 한 저 말이 정치를 함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정답이라고 믿고 있지만, 현실은 선거만 아니라 정치 또한 쇼(Show)처럼 하고 있기에 답답할 따름이다.
그랬기에 이 글이 정치에 관심이 있는 대중들에게, 현실 정치에 대해 자각하고 고민할 작은 계기가 되길 기대할 뿐이다.
끝으로 그간 나란 인간으로 인해 평생을 고생하면서 지낸 아내와, 친구들은 전부 브랜드 가방을 메고 학교에 다니는데도 그런 브랜드 가방조차 메고 다녀보지 못한 딸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